기념행사 광주5·18/제주4·3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 "오월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

2019.05.18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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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어김없이 5월이 왔습니다. 떠난 분들이 못내 그리운 5월이 왔습니다. 살아 있는 5월이 왔습니다. 슬픔이 용기로 피어나는 5월이 왔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5월 민주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내년이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광주시민께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고, 국민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9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합니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직도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1980년 5월, 우리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를 보았고, 철저히 고립된 광주를 보았고, 외롭게 죽어가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마지막 비명소리와 함께 광주의 5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의식을 남겼습니다. 5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광주를 함께 겪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든, 5월의 광주를 일찍 알았든 늦게 알았든 상관없이 광주의 아픔을 함께 겪었습니다. 그 부채의식과 아픔이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됐고, 광주시민의 외침이 마침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6월 민주항쟁은 5・18민주화운동의 전국적 확산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겪었다면,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가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민주화운동을 다르게 볼 수가 없습니다.
‘광주사태’로 불렸던 5・18민주화운동이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정부 때였습니다. 김영삼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민주화운동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했고, 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군사쿠데타부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압과정을 군사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렇게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뤘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습니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미 없는 소모일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5・18민주화운동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한 페이지씩 매듭을 지어가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5월을 희망의 5월로 바꿔내는 일입니다.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이전 유신 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5월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광주로부터 빚진 마음을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갚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민주화운동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 헬기 사격,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했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했습니다.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5・18민주화운동 39년이 된 오늘, 광주는 평범한 삶과 평범한 행복을 꿈꿉니다. 그해에 태어나 서른아홉 번의 5월을 보낸 광주의 아들딸들은 중년의 어른이 됐습니다. 결혼도 하고, 부모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진실이 상식이 된 세상에서 광주의 아들딸들이 함께 잘살아가게 되기를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는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됐습니다. 노사정 모두가 양보와 나눔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고 ‘광주형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부러워하며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타결로 국내 완성차 공장이 23년 만에 빛그린산업단지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자동차 산업도 혁신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광주의 노력도 눈부십니다. 미래 먹거리로 수소, 데이터, 인공지능산업 등을 앞장서 육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수소융합에너지실증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국내 최대 규모 친환경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입니다.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도 광주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광주는 국민안전에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감염병 대응, 국가안전대진단, 재해 예방 등을 포함한 재난관리평가에서 광주는 올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재난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율 전국 1위를 달성하는 성과도 이뤘습니다. 광주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광주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입니다. 아픔을 겪은 광주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부는 광주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할 것입니다. 국민께서도 응원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5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과 전남대병원, 옛 도청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운행합니다. 228번은 대구 2・28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습니다.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권영진 대구시장님은 광주시민께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입니다.
5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5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5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입니다.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습니다.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해 5월, 광주를 보고 겪은 온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입니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5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운행합니다. 228번은 대구 2・28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습니다.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권영진 대구시장님은 광주시민께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두 도시는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를 반대하고 연대와 상생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입니다. 5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5월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5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입니다.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습니다.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해 5월, 광주를 보고 겪은 온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광주의 자부심은 역사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것이며 국민 모두의 것입니다.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5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