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방문] '나로드노예슬로바', '우자' 신문인터뷰

2019.04.20

1. 대통령님께서는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먼저 한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80여 년 전 삶의 터전을 잃은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었습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이 전쟁 중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고마움이 더 커집니다. 한국은 어려울 때 도와준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깊은 우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에 양국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급속히 친밀해진 바탕에도 이러한 우정과 믿음이 있었습니다. 양국의 교류는 에너지, 자동차, 섬유, 물류,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작년에는 양국 교역액이 사상 최대로 21억 불을 기록했습니다. 정상 차원의 교류도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나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형제’ 같은 친밀한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나는 양국이 함께 열어갈 미래에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를 믿고 좋아하는 마음이 든든한 뿌리가 되고, 축적된 협력의 경험이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이 함께 손잡고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희망합니다.

2. 우즈베키스탄과 대한민국 간 오랜 우호 관계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양국은 고대부터 교류와 소통을 이어오며,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아프로시압 벽화에 새겨진 고대 한국인 사절은 양국의 오랜 인연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랜 교류로 인해 언어나 문화면에서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지역 공동체인 ‘마할라’와 한국의 농촌 공동체인 ‘마을’의 상부상조와 공동작업의 전통이 아주 많이 닮았는데, 이는 양국이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양국은 어려울 때 서로 도우며 우정과 신뢰를 키웠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18만 고려인은 양국 관계를 잇는 튼튼한 가교입니다. 수교 이후 우즈베키스탄과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해, 수르길 가스화학플랜트 사업과 같이 호혜적인 실질 협력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양국의 오랜 우정은 앞으로 더욱 친밀하고 굳건해질 것입니다.

3. 한-우즈베키스탄 관계의 핵심 요소로 교역・경제, 투자 분야 협력, 우즈베키스탄 내 한국 자본으로 운영 중인 수백 개의 기업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유라시아 공동번영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양국의 경제협력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미래지향적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이번 국빈방문 계기에 투자 여건을 더욱 개선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입니다. 양국 기업이 상대국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고, 양국의 교역・투자가 더욱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가스전 개발, 발전소 건설 등 양국 협력 사례를 계속 발굴하면서, ICT, 5G, 우주와 같은 첨단과학 분야와 의료, 바이오산업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은 곧 한국의 발전입니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4. 한국이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우즈베키스탄의 역할과 위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즈베키스탄은 동서 교류의 중심지입니다. 수학, 의학, 천문학의 기초를 놓은 ‘알 호레즈미’, ‘이븐시나’, ‘울르그벡’과 같은 위대한 인물들이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닿아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우즈베키스탄은 교류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왔으며, 지금도 교류를 통해 혁신과 번영을 꿈꿉니다.

한국도 교류를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한국에는 옛 중앙아시아와 교류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였습니다. 지금도 기술교류와 무역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신북방정책’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켜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루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합니다.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을 넘어,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견인할 것입니다.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인 우즈베키스탄과 유라시아의 연계성을 강화해 新실크로드 시대를 열길 희망합니다.

5.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양국 국민들의 국민성과 사고방식이 서로 비슷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문화적, 인적교류 협력이 양국 간 유대감 형성에 어떠한 중요성을 지닌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은 지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높은 산맥과 고원, 사막이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알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타슈켄트에 문을 여는 ‘한국 문화예술의 집’은 양국 국민을 더욱 가깝게 이어줄 것입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의 각별한 관심과 우즈베키스탄 국민 여러분의 관대함에 감사드립니다.

최근 한국에서 실크로드 문명의 중심이었던 우즈베키스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시행된 무비자제도와 올해 이루어진 항공편 증편으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양국은 모두 유서 깊은 전통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매개로 한 교류와 소통에도 기대가 큽니다. 양국의 유대감을 높일 뿐 아니라 인류의 문화유산을 후대에 남겨주는 뜻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6. 대통령님께서는 중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한-중앙아시아 협력 포럼’의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 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자간 협력의 증진은 중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은 중앙아시아 지역 협력을 위해 2007년부터 함께해왔습니다. ‘한-중앙아 협력 포럼’을 통해 매년 중앙아시아 5개국의 정부, 경제계, 학계, 문화계 주요 인사들과 인적교류를 지속해왔으며,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 협력사업도 추진해 왔습니다. 2017년 7월에는 서울에 ‘한-중앙아 협력포럼 사무국’을 설치하고, 한국과 중앙아 직원들이 함께 교통물류, 에너지, 보건의료 등 분야의 협력사업을 활기차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제12차 ‘한-중앙아 협력 포럼’이 개최됩니다. 장관급 회의여서 더욱 의미가 큽니다. 중앙아시아 비핵지대를 창설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끈 중앙아시아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중앙아 협력 포럼’이 중앙아시아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 비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채널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 ‘나로드노예 슬로바’ 는 1991년 창간된, 우즈베키스탄의 최대 발행부수(약 7만부)를 가진 대표적 신문입니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우즈벡 방문 때도 서면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우자’ 는 1992년 독립 우즈벡 인터넷 신문으로 출범한 매체로 정치, 경제, 사회, 기술, 학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보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