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방문]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

2019.04.19

존경하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대통령님, 아드함 이크라모프(Adham Ikramov) 우즈베키스탄상공회의소 회장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님, 양국 경제인 여러분! 앗쌀롬 알레이쿰(안녕하십니까)!
타슈켄트(Tashkent)에 오니 피가 뜨거워집니다. 가슴 어딘가에 잠들어 있었던 모험정신과 용기가 깨어납니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싶은 열정이 솟습니다.
타슈켄트 곳곳에서 동서양을 오가던 교역상인들, 낙타몰이꾼, 호기심에 가득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2,500여 년 전부터 피어난 깊은 역사가 도심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가슴 뛰게 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저력과 매력, 가능성을 이곳 타슈켄트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14세기 후반 티무르제국 시절 우즈베키스탄은 동서양을 잇는 세계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역동성과 다양성이 되살아나 지금 우즈베키스탄은 연평균 5%가 넘는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5세 미만 젊은층이 인구의 64%에 달합니다. 특히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의 과감한 경제개혁 조치로, 최근 세계은행에서 실시한 기업환경평가에서 가장 큰 진전을 보인 상위 10개국에 선정되었습니다. 여기 계신 경제인 여러분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특히 오늘 ‘자랑스러운 고려인 경제인상’을 수상하게 된 두 분께도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600여 년 전 동서양을 오간 상인들처럼 오늘 이 자리가 양국 기업인들 간 활발한 교류의 장, 신실크로드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양국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함께해 온 오랜 친구입니다. 한국의 고대문명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유래된 것이 많습니다.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Afrosiab) 궁전벽화에는 고대 한국인 사절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미 1,500년 전부터 양국 간 교류가 있었다는 발자취입니다. 울루그벡(Ulugbek)왕의 천문학은 조선 세종대왕이 편찬한 역법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1937년 우즈베키스탄 국민께서는 극동에서 이주해 온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고, 서로의 문화를 깊이 공감하는 이웃이 되었습니다. 고려인들의 설날 행사는 우즈베키스탄 전 국민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의 나브루즈(Navruz) 축제에도 매년 한국인들이 함께하며 봄을 맞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종이 사마르칸트지(紙)에는 양국 간의 오랜 인연과 함께 문명의 전파가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의 고대국가였던 고구려 출신의 고선지 장군의 당나라 병사들이 탈라스(Talas)전투에서 포로가 되었고, 이들에 의해 제지술이 중앙아시아에 전파되었습니다. 이후 사마르칸트는 제지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사마르칸트지는 유럽으로 수출되는 효자상품이 되어 유럽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여기 타슈켄트 시내에는 1990년대 초부터 활발히 협력해 온 양국 합작 자동차산업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수교 이후 새로 시작된 양국의 깊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21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투자와 지원액도 작년 말 7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진출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플랜트, 자동차, 섬유,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600개가 넘는 한국기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국 간 교류와 협력 관계는 양국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서로 간의 우정을 더 돈독하게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산업 다각화, 외환 자유화, 외국인투자 유치 등 국가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주변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비전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며 개혁을 추진하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의 철학은 사람중심 경제라는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향하는 바가 같습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나는 오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님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오늘 양국 경제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도약시키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민생활과 밀접한 산업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한・우즈베키스탄 농기계 R&D센터’ 개소식이 있었습니다. 4년에 걸쳐 준비한 협력사업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습니다. 머지않아 양국 농기계 제작기업들이 트랙터를 합작 생산해 제3국 공동진출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농업 선진화를, 한국은 기계부품 수출을 확대하는 좋은 상생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하얀 황금’이라 불리는 목화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풍부한 목화를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한다면 향후 우즈베키스탄의 수출을 이끌 엔진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도 함께 참여하여 ‘한・우즈베키스탄 섬유테크노파크’를 조속히 문을 열고자 합니다.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협력의 좋은 사례들입니다.
양국은 4차 산업혁명에도 공동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ICT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만들고 첨단우주 분야의 정책을 교류하며 위성 직수신국 설치를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우즈베키스탄 희소금속센터’도 이번에 새로 문을 열게 됩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보유한 텅스텐 등 희소금속이 한국의 기술과 장비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신소재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플랜트 산업도 여전히 중요한 협력 분야입니다. 한국은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수르길(Surgil) 프로젝트 등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플랜트 산업 협력도 계속 확대하겠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엔지니어 교육・훈련과 기술지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둘째,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외국인투자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투자보장협정도 개정했습니다.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확대되어 신실크로드를 열어 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다자무역체제에 진입한다면 세계 시장으로 빠르게 뻗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자무역 플랫폼 구축 지원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여 우즈베키스탄의 교역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오늘과 같은 양국 간의 비즈니스 포럼과 투자 상담회, 경제자유구역 간 협력도 더욱 확대되길 바랍니다.

셋째, 보건・의료와 문화 등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넓힐 것입니다. 보건・의료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분야입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께서도 보건・의료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한・우즈베키스탄 보건의료협력센터’ 설치에 합의했습니다. 5G 기술을 응용한 e-헬스분야의 협력도 양국 국민의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혁신성장 산업이 되어 사마르칸트 종이처럼 양국이 함께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공동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의 보건전문 공무원도 양국의 보건・의료 협력에 큰 기여를 해 줄 것입니다.
현재 이곳 타슈켄트에는 ‘서울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침, 내일 ‘한국 문화예술의 집’ 개소식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샤슬릭(Shashlik), 플로프(plov) 같은 중앙아시아 음식을 즐깁니다. 문화에 대한 이해는 모든 교류와 협력의 근간입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18만 명의 고려인은 양국 문화를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잘해 주고 계십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고려인 사회에 대해 더 많은 애정을 갖겠습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한국은 한반도 평화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께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고 있습니다. 나는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해 신북방정책을 추진 중이며, 취임 직후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여 각 나라와 협력방안을 만들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세계로 뻗어 가려고 합니다. 올해를 ‘투자 및 사회발전의 해’로 선포하고 개방과 혁신으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나는 이러한 양국의 꿈이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로 만드는 강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이뤄진다면 양국 간 경제협력도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여기 계신 경제인 여러분께도 더 많은 기회가 활짝 열릴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속담 중에 “혼자서는 바위를 옮길 수 없으나, 함께하면 도시도 옮길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함께한다면 양국의 상생번영은 물론 유라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번영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신실크로드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함께 새로운 동서교류, 번영의 길을 개척합시다.
라흐맛(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